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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의 마법, 공짜로 뿌리면 더 크게 돌아온다"
CC컨퍼런스 "비상업적 콘텐츠 복제 규제할 필요 있나"
    2010년 06월 09일 (수) 14:36:56     김종화 기자 ( sdpress@mediatoday.co.kr)    

"지난해 호주 노보텔호텔에 체크인 한 후 객실에 갔더니 유럽형 어댑터가 없었다. 어댑터가 없다고 프런트에 얘기했지만, 프런트에서도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휴대폰을 이용해 트위터에 메시지를 올렸다. (지금 어디에 와있는데 유럽형 어댑터가 없더라는) 글을 올린 뒤 20분 만에 프런트에서 어댑터를 가져가라고 했다. 노보텔호텔 본사에서 트위터를 체크하고 '그 고객에게 어댑터를 갖다 주라'고 한 것이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나 한 사람의 사례는 몇 가지 안 되지만, 여러 명이 모여서 목소리를 낸다면 서비스나 제품의 만족도가 더 높아질 것이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트위터를 통해 서비스의 불만에 대응하면 문제가 커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이것이 오픈(개방)이고, 셰어(공유)다. 더 많이 나눌수록 더 많이 얻는다. 공유는 새로운 흐름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CL, Creative Commons License)로 알려진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가 지난 4일 '오픈이 주는 사회적 혁신'을 주제로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국제컨퍼런스를 열었다.

CCL의 창안자 로렌스 레식 미 하버드대 교수는 물론 조이 이토 CC CEO와 세계 각지에서 모인 CC 활동가들이 공유와 개방의 철학을 나눴다. 아이삭 마오(Issac Mao) 소셜브레인재단 상무는 지난해 호주의 한 호텔에서 겪었던 자신의 일화를 소개하며, '나눠서 과연 내가 얻는 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했다.

"블로거들은 이렇게 물었다. '전 세계에 공유하면 내가 얻는 것은 뭐냐'라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아주 간단하다. 전통적인 비즈니스모델에서 벗어나야 답을 찾을 수 있다. 부가가치경로를 보자. A에서 B로, B에서 C로, C에서 다시 A’로 돌아간다. CCL을 적용했을 경우 A에서 A’는 더 향상된 것이 돌아온다."
           
      ▲ 지난 4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국제컨퍼런스에서 CC 활동가들이 주제발표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아이삭 마오, 크리스토퍼 아담스, 장 필립스. 이치열 기자 tryth710@      

영화배급사 VODO.net의 감독인 제이미 킹(Jamie King)은 불법복제를 기회로 삼았다. 그가 2006년 P2P(peer to peer, 공급자와 소비자 개념이 아닌 개인과 개인이 인터넷상에서 파일을 직접 공유하는 방식)로 영화 <스틸디스필름>을 배급한 경험은 이렇다.

"불법복제자들은 영화산업에 해가 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난 다르게 생각했다. 복제를 컨트롤 할 게 아니라 그 상황을 이해할 기회라고. 복제됨으로 인해 가치가 창출될 방법을 생각해보자, 그래서 불법복제자들을 통해 영화를 배급하게 됐다. 처음엔 1만5000다운로드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150만 건을 내려 받았다. 자원 활동가들이 전 세계 30개 언어로 이 영화를 번역했고, 한국어로도 번역됐다.

이런 게 어떻게 비즈니스냐고 묻는데, 우리에겐 엄청난 가치였다. 이렇게 확산되기 전에는 아무도 우리를 몰랐다. 그런데 그 뒤엔 우리에게 프로젝트를 맡긴다는 등 고용제의가 물밀듯 들어왔다. 이 사건 하나로 우리에 대한 전 세계의 인식이 바뀌었다. 소규모 영세영화제작사가 유명한 영화제작사가 얻을 법한 관심을 얻었다.

여기에 우리는 이 영화가 마음에 들면 1달러를 기부해달라고 했다. 두 번째 영화부터는 최소 5달러를 보내달라고 했다. 15달러 이상 보내면 특별한 선물을 준다고 했다. 그 뒤엔 선물이 없어도 계속 15달러 이상을 보내왔다. 그렇게 받은 2만2000달러의 기금은 다큐멘터리 한 영화에서 버는 것보다 훨씬 큰 금액이었다."

CC 활동가가 아닌 개인에게 돌아가는 이득은 무엇일까.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인증샷'을 찍고 싶은데 제지받은 경험이 있는 이는 일본의 모리아트뮤지엄을 가볼 만하다.

이 미술관은 프랑스의 퐁피두 등이 영구전시작품은 사진을 찍게 허용하는데, 일본은 이를 막는 데 문제의식을 가졌다. 알고 보니 저작권과 관련된 매우 복잡한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고민 끝에 CC를 적용했다. 지난해 7월 이 곳에서 열린 작가 아이웨이웨이의 작품전은 만질 수는 없지만, 사진은 찍을 수 있었다. 플래시만 터뜨리지 않으면 됐다.

아이를 데려온 엄마와 학생들은 작품을 배경으로 마음껏 '인증샷'을 찍었다. 작품은 작가의 소유지만, 미술관에 전시된 동안 이를 찍은 사진은 찍은 이의 것으로 했다. 요미우리신문에 성공적인 작품전이라는 기사가 났고, 이 미술관은 새로운 관객층을 창출할 수 있었다. 이후로도 같은 방식의 작품전은 올해까지 계속됐다. '미술은 공공의 것이 되어야 한다'는 목적의식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방송사도 합세했다. NHK 크리에이티브 라이브러리는 평균 1분 분량인 3000개의 비디오클립과 40가지 사운드 클립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재가공해서 다시 업로드하는 것도 제한하지 않는다. NHK 표기만 지키고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으면 된다. 여기에 이 클립들을 가공할 수 있는 온라인 에디팅 툴도 제공했다. 그 결과 6개월 동안 2500개가 넘는 작업이 있었다.

NHK 세이노신 야마기시 PD는 "BBC, PBS, ARD, 여기에 알자지라까지 이런 식으로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적 추세"라고 했다.

'intoinfinity.org'에서 아이폰 리믹스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이고 있는 타카히로 사이토·이즈미 요시다와 이른바 '오픈소스시네마'로 불리는 리믹스영화를 만드는 브렛 게일러도 공유가 주는 가치를 강조했다. 개방과 공유가 이 전에 없던 콘텐츠를 만들었고, 그 것의 가치가 여기에 참여한 이들 모두에게 되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CCL이 적용된 콘텐츠는 6월 현재 전 세계에서 1억8500여 만 개로 추정되고 있다. 저작자 표시(BY), 비영리 목적(NC), 변경금지(ND), 동일조건 변경허용(SA) 이 네 가지 조건만 지키면, 당신은 자유라는 것이다. 조이 이토 CC CEO는 "어떤 이들은 알자지라에 CCL을 적용하게 내버려두면 어떡하느냐고 묻지만 CC가 알자지라를 지지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CCL이 붙은 콘텐츠를 널리 공유할 수 있는 표준화된 플랫폼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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